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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영희목사 칼럼 (드림교회)



UGN복음방송 드림교회 정 영희 담임목사 복음 칼럼


세상의 유일한 희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입니다. 


어느덧 4월 2일, 사순절 다섯째 주일을 맞이하였습니다. 4월을 맞이할 때마다 생각나는 시가 있습니다.                  T.S. 엘리엇의 “황무지”라는 시입니다.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추억과 욕정을 뒤섞고/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로 시작하는 5연으로 구성된 황무지에는 많은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겨울추위를 피해 남쪽으로 가는 유한계급들, 종교적 신념을 잃고 방황하는 무리들, 문명의 값진 유산을 허례허식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상류계층의 속물들, 생명력의 원천으로서 성(性)의 의미를 생각하지 못하고 정욕과 방탕의 수단으로 여기는 여인, 상업적 이익에만 몰두하는 장사치들, 구원의 기사를 유혹해 위험에 빠뜨리는 거리의 여인 등 수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엘리엇은 그들을 통해 20세기 인류 문명의 죽음을 노래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상 어디에도 희망이 없습니다. 

하지만, 엘리엇의 노래 속에서 우리는 역설의 진리를 발견합니다. 세상의 유일한 희망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라는 사실입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함이니이다” (눅 23:34). 이 기도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서 외친 일곱 마디 중 첫 번째 말씀입니다. 주님께서는 십자가에 달린 직 후, 고통의 극한 상황에 이르렀을 때, 하나님을 향하여 울부짖습니다. 놀랍게도 그 첫마디는 “아버지여, 저들을 용서하여 주소서.”라는 외침이었습니다. 이 한마디의 외침이 어둠과 무질서, 혼돈과 공허만이 가득한 우주 공간을 뚫고 하나님의 보좌에 다다를 때, 인류에게는 새로운 재창조의 역사가 펼쳐진 것입니다.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존재들이 용서를 받고, 결코 사랑 받을 수 없는 자들이 사랑을 받고,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자들이 절망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게 된 것입니다. 

사순절 한 가운데서 주님이 가신 그 길을 묵상합니다. 십자가의 길, 고난과 치욕의 길, 죽음과 절망의 길, 그러나 주님이 그 길을 묵묵히 가셨습니다. 어깨에 올려진 십자가의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 쓰러지기를 몇 번, 그때마다 날카로운 채찍 소리가 허공을 가르고 맨살이 드러난 주님의 등짝 위에 꽂혀 살점이 떨어져 나갑니다. 뭉그러진 혈관들에서 붉은 피가 파란 하늘을 적실 듯 솟구쳐 나옵니다. 그래도 주님은 그 길을 말없이 끝까지 가셨습니다. 그 골고다의 길… 그 길이 없었다면, 아마 인류는 영원한 희망을 바라보지 못하고, 태초의 어둠과 공허 속에 다시 갇히게 되었을 것입니다. 

오늘도 우리는 수많은 절망을 봅니다. 어둠을 봅니다. 아픔과 상처와 처절한 고통의 소리를 듣습니다. 희망이 없습니다. 절대 절망뿐입니다. 하지만, 그 절대 절망 속에서 우리는 절대 희망을 봅니다. 그것이 바로, 십자가의 은혜요, 십자가의 사랑입니다. 주님은 당신의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어둠 속에 빛이 되라고, 절망 속에 희망이 되라고, 주검만이 가득한 이 세상 속에서 소금이 되어 살라고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그 길을 묵묵히 가는 사람들이 제자입니다. 그 길을 묵묵히 가는 이들이 선교사들입니다. 그 길에서 주님의 형상을 보이라고 목자들을 부르시고, 성도들을 부르셨습니다. 세상에 절망하셨나요? 조용히 주님의 음성을 다시 듣기를 바랍니다: “아버지 저들을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것을 알지 못 함이니이다” 아멘.


신앙상담: 626-793-0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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