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비비어목사가 이런 체험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한번은 외출했다 집으로 왔더니 가족들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라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있었습니다.  남자 주인공이 죽어가며 마지막 대사를 말하는 클라이막스 부분이었습니다.  그 장면을 보며 어머니와 누이들이 울고 있었습니다.  평소에 근엄하시던 아버지마저 눈시울을 적시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존 비비어 자신은 아무런 감동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왜 똑같은 장면을 보면서 이런 냉냉한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요?  그의 가슴이 더메말라 있었기 때문일까요?  아닙니다.  처음부터 그 영화 속에 들어가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감동적인 사건도 객관적 입장에서 보면무덤덤하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속에 들어가 동화되면 달라집니다.

우리의 신앙 생활도 마찬가지 입니다.  예수님을 멀리서 객관적 시각으로 보는 자들에게 주님의 행적은 별 감동이 없습니다.  그분의 탄생, 공생애, 죽으심과 부활, 그 어느 것 하나도 마음에 와 닿는 것이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주님을 향해 열광하고, 감격해 하는 자들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왜 저렇게 광적일까?  너무 감성적이고 무모하지 않는가?”하며  비난합니다.

그러나 신앙 안으로 들어오면 달라집니다.  주님께 일어난 모든 일들이 바로 자신을 위한 사건임을 깨닫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사건이 나의 사건이 될 때 비로서 우리는 그 사랑을 알게 됩니다.  그 은혜의 깊이를 체험하고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입니다.

벌써, 12월입니다.  성탄의 계절이 눈 앞에 다가 왔습니다.  성탄이 과연 ‘나의 사건’으로 와 닿는지요?  그분의 말구유 탄생이 나를 위한 주님의‘자기 비움’임을 아시는지요?  세상의 냉대에도 불구하고 이땅에 오셔야만 했던 이유가 나를 향한 사랑 때문임을 아시는지요?  

그것을 안다면 성탄을 진정 성탄되게 해야 합니다.  세상의 커머셜리즘에 묻혀버린 성탄의 참 정신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은 희생과 사랑, 복음과 평화입니다.  이 정신으로 주님을 높이는 12월이 되시길 축원합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