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교들을 비전으로 품고서-2
2022.11.08 12:46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코너스톤교회 이 종용 담임목사
장교들을 비전으로 품고서-2
그 다음 주일이 되면 대부분의 장교들이 고마운 마음에 인사차례로 교회에 한번 와준다. 어떤 장교들은 김치와 같은 한국음식이 먹고 싶어서 교회에 온다. 그때만 하더라도 내 얼굴이 조금 알려진 상태라 나를 보러 오는 사람들도 있었다. 저마다 이유는 달랐지만 자기들만이 믿는 종교와 상관없이 우리 교회에 나와 주었다.
교회에서는 장교들을 위한 두 가지 큰 행사를 준비했다. 우선 한 달에 두 번씩 그들이 원하는 메뉴를 설문조사하여 정성껏 음식을 마련하고 잔치를 열었다. 또 한 달에 한 번 관광을 보내드렸다. 그 관광 코스에는 멕시코 국경에 있는 창녀촌도 있었다. 무조건 막는 것보다는 오히려 그 곳에 대하여 제대로 알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곳에 가서는 여기가 창녀촌인데 에이즈의 발상지라고 가르쳐주었다. 미국 군인들은 절대로 이 곳에 오지 못하도록 금지령이 떨어졌다는 설명까지 해주었다. 여행지에 도착하면 아무것에도 얽매이지 않도록 최대한 자유롭게 배려한다. 하지만 오고 가는 차 안에서 만큼은 우리 교회 집사님들이 준비한 간증을 듣도록 했다. 좁은 차 안에서 꼼짝할 수 없으니까 서너 시간 어쩔 수 없이 간증을 듣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8년 반 동안 사역을 하면서 침례를 준 사람만 해도 2천 명이 넘는다. 침례를 받으라고 강요한 적은 한 번도 없다. 모두들 자원하는 마음으로 침례를 받았으며 그러한 분들 가운데에는 장군이 된 분들도 있고, 예편하여 신학 공부를 하고 목회자가 되신 분도 있다. 우리 교회를 거쳐가신 장교들 가운데 특별하게 생각나는 한 분이 있다. 2주 동안 국군 장병들이 아예 교회를 나오지 않은 적이 있다. 알아보니까 과거 교회를 다니시고 집사 직분도 받았다는 대령 한분이 교회를 가지 못하도록 막아서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오래전에 중국에 갈 일이 있어서 잠시 한국에 들렀다. 그런데 내가 한국에 왔다는 소식을 아시고 이제는 1군단장으로 승진한 그 집사님이 숙소로 와달라며 사람을 보냈다. 그래서 그가 보내준 차를 타고 숙소로 갔다. 대령 한분이 나를 맞이하면서 내게 이런 말을 했다.
"목사님, 이 숙소는 아직 군단장님도 발을 딛지 않았습니다. 목사님께서 첫번째로 발을 디딘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곳에서 함께 기도를 올렸다. 그가 내게 이런 부탁을 한다.
"목사님, 정말 좋은 군목이 우리 부대에 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십시요. 제가 앞에 나서면 말이 많아집니다. 하지만 군목이 열심히 일한다면 저는 얼마든지 뒤에서 후원해 줄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저희 군단 모든 장병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는 것이 저의 소원입니다." 스스로를 엉터리 집사라고 일컬었던 그가 이와 같이 변화되어 새 사람이 된 것이다.
우리교회를 거쳐 간 장교들이 셀 수 없이 많지만 어느 누구도 내가 먼저 찾아가서 만난적은 없다. 그런데 우연한 기회로 그를 다시 만났고 이처럼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하나님께 얼마나 감사했는지 모른다. 처음 목회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흐뭇하고 따뜻함으로 남아있다. 눈에 보이는 보상을 받은 것은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참으로 행복한 보람이다. 그때 그 장교들이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수 없지만 그들이야말로 목회 사역에 있어 큰 열매이다.
신앙상담: 310-53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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