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교장으로서 경험했던 유태인 학부모들의 자녀교육 철학
2018.09.17 18:07
UGN복음방송 Suzie Oh 교육학 박사 교육 칼럼
몇년전 한인 아빠 한 분이 저에게 와서 “교장 선생님, 우리도 추석에 쉽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미주 한인의 목소리가 아직까지는 유태인 커뮤니티처럼 정치적으로 막강하지않습니다. 학부모님의 자녀들 2세나 3세 나 4세 때에는 다른 동양인 그룹들인 중국인, 베트남인, 일본인과 힘을 합쳐서 한국의 추석과 음력 설날이 학교 휴일이 되도록 노력해보세요.” 라고 말하였습니다. 수캇(Sukkoth), 하누카(Chanukah), 퓨림(Purim) 등의 유태인 명절도 기념하는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이 제가 교장으로 일했던 학교에 있어서, 덕분에 다문화 교육(multicultural education)의 일환으로 저도 잘 배웠습니다.
유태인들은 대부분 19세기 말이나 20세기 초부터 미국에 이민 와서 그 후세들이 지금은 미국의 정치, 언론, 연예, 경제, 문화, 학계 등등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현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한인 부모나 유태인 부모나 자녀교육에 대한 열성은 비슷하게 높지만, 유태인 부모들은 다음과 같은 인상을 저에게 경험하게 해주었습니다.
1.유태인 부모들은 대체로 자녀에게 남보다 더 공부 잘 하라고 하기보다는 남보다 더 다르게 자녀의 개성과 재능을 살리려고 노력하는 듯합니다.
먼저 자녀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고, 하고자 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칭찬과 격려를 하는 부모의 자세가 가장 필요하다고 봅니다. 자녀를 다른 아이와 비교하고 다그치고 닦달하는 것이 덜합니다.
2.유태인 부모들은 자녀가 자신의 생각을 말과 글로 똑똑하게 표현(communicate) 하도록 기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부모가 자녀와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가족과 연대감을 느끼게 하고 "table talk"를 중요시하고 자녀의 의견을 시간을 많이 내어 들어주는 듯합니다. 한국 식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하면서 하는 ‘밥상머리 교육’과 비슷합니다.
3. 유태인 부모들은 자녀들에게 다양한 견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기술, 갈등 해소 및 문제 해결 기술, 인간관계 기술 등을 경험하는 기회를 주려고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획일적으로 시험 점수나 학교 성적에만 관심을 두지는 않습니다.
4. 유태인 부모들은 남의 의견보다는 주관성 있게 자신이 직접 알아보고 연구(RESEARCH)를 정확하게 한 후 의사결정(informed decision)을 하는 편입니다. 남들이야 뭐라고 하든 자신의 생각대로 자녀교육에 대해 결정을 하는 듯 합니다.
한국부모들은 다른 사람이 하는 모든 결정을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기 자녀의적성,흥미, 열정과 가정의 상황을 먼저 고려하여야 됩니다.
5. 유태인 부모들은 학교 운영의 창조적인 아이디어와 그에 대한 해결책을 잘 제안합니다. 학교 전체 발전을 위해 노력함으로써 자신의 자녀도 이익을 본다는 생각이 많습니다. 자기 자녀의 이익만 생각하기 보다는 학교 전체가 덕을 보는 해결책을 찾기 위해 리소스를 제공합니다. 또한 학교전체 학생들의
교육을 위하여 기부금(DONATION)도 선뜻 하고 있습니다.
6. 유태인 부모들은 한 가지 문제점이나 이슈를 시간이 많이 흘러도 잊어버리거나 열이 식어버리지 않고 끝까지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철두 철미하게 노력합니다.
7. 유태인 부모들은 항상의사소통 (communication flow)이 투명하고 확실합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이나 인포메이션은 글로 써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이해하도록 공유합니다. 또 의견이 다르거나 반대할 때도 존중하는 태도로 반대(disagreeing with respect)할 줄 압니다.
8. 유태인 부모들은 부모들 자신이 독서를 많이 하여 독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자녀에게 몸소 보여주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9. 유태인 부모들은 평생 배운다는 것이 몸에 배여 있어서, 미국 교육 제도에서 오래 전에 학교를 다녔어도, 학부모가 된 이후에도 최근의 교육 이슈와 연구 등을 계속 배우고 있는 듯합니다.
10. 유태인 부모들은 자녀들이 놀고 친구를 사귀는 것도 배움의 연속이라고 생각하고 자녀들에게 억지로 공부만을 강요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유태인 부모들 중에서도 과잉 보호형, 무조건 반대하는 대립형, 자기 아이에게만 관심을 두어달라는 얌체형, 또 무관심형 등의 다양한 부모들이 있지만, 대체로 부모 자신들도 교육을 많이 받고 전문직에 종사하는 학부모가 비례적으로 많은 커뮤니티라서 그런지, 저는 은퇴하기전 23년간 그들과 지내면서 느끼고 배우는 기회가 많았고 대체로 긍적적인 경험이 되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학교가 있는 행칵 파크(Hancock Park)라는 동네는 옛날부터 부유한 유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곳인데, 인종이 아주 다양화되어가고 있는 편인 지금도 이 지역에서 가장 정치적으로 목소리가 크고 정착되어 있는 주민들은 역시 유태인인 것 같습니다.
유태인들중에는 정통파(Orthodox),보수파(
가족들이 대대로 저희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가정들도 있어서 학생의 부모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도 옛날 이 학교에 다녔다고 합니다. 저희 학교 커뮤니티가 많이 변화해 가고 있어서 이제는 학생들의 30% 미만만 유태인들을 비롯한 백인이고, 40%는 한국인을 비롯한 동양계이지만, 학생들의 숫자는 작아도 가장 목소리가 크고 정치적으로도 세련되고, 학교의 발전적인 변화를 위해 조직성 있게 지원해 주고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내주는 학부모들 중 유태인이 가장 많은
편이었습니다.
이 학교에서 맨처음 교장으로 일하기 시작했을 때, 유태인 단체 Anti-Defamation League 에서 주최하는 프로그램인, 유태인뿐 아니라 미국의 모든 인종의 사람들을 위해 다문화 교육을 시키는 “A World of Difference"라는 다문화 교육 프로그램을 유태인 학부모가 학교에 소개해서, 모든 교직원이 편견 감소(prejudice reduction) 교육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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