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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용목사 칼럼 (코너스톤교회)



목회 훈련이 된 군생활

2022.06.07 14:47

UGN 조회 수:9413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코너스톤교회 이 종용 담임목사


목회 훈련이 된 군생활


운전병으로 입대했다. 주 업무는 운전이였지만 자동차 정비도 해야했고, 저녁에는 보초도 서야 했으며, 고참들의 식사까지 챙겨드려야 했다. 그러다보니 제대로 잠도 못잘 정도로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사실 이 모든 어려움들은 참고 견딜수 있었다. 정작 참을 수 없었던 것은 고참들이 교회를 다니지 못하도록 막는 일이었다. 대단한 신앙심이 있었던것도 아니고 여전히 성경 말씀도 의심스러운 나였지만 고참들로 인하여 억지로 교회를 가지 못하게 되는 처지에 놓이자 얼마나 교회에 가고 싶었는지 모른다.


사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나 자신이 교회를 다니는 사람인 것은 분명하지만 예수님을 믿는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여학생들 얼굴이나 보려고 교회를 다닌다고 생각했다. 또 할머니께서 강하게 권유하시고 음악 선생님께서도 교회에 오도록 해서 성악을 가르쳐 주셨기에 교회를 다닌것이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릴 때부터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을 통하여 들었던 하나님의 말씀의 씨앗이 마음 밑바탕에서 뿌리 내리고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롬 10:17)


이 말씀이 강권적으로 임하더니 교회에 가지 못하는 처지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모른다. 외롭다. 고독하다. 교회에 가고 싶어서 견딜수가 없다. 하루는 고참들에게 기합받을 각오를 하고는 무작정 교회로 갔다. 그렇게 예배를 드리는데 얼마나 눈물이 흘러내리는지, 설교시간 내내 울었다. 헌금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아무리 주머니를 뒤져봐도 헌금할 돈이 없다. 그래서 기도하는 시간에 이렇게 종이에 적어서 강단에 올려놓았다.


"목사님, 헌금 시간에 제가 찬송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메모를 보신 목사님께서 내 이름을 부르시더니 앞으로 나와서 봉헌송을 하라고 하셨다. 지금까지 참으로 많은 곳에서 찬양을 드렸다. 때로는 언제 어디서 무슨 찬양을 했는지 기억조차 희미하다. 하지만 찬송가 "하나님의 진리 등대" 봉헌드렸던 그때 그 순간만큼은 절대로 잊지 못한다.


"하나님의 진리 등대 길이 길이 빛나리(새찬송가 510장)"



신령과 진정으로 하나님께 찬양 올려드렸다. 그때 밀려온 감격이란 나의 짧은 단어들로는 도저히 형언할 수 없다. 마음으로 믿은 상태도 아니었다. 입으로 시인한 상태도 아니었다. 그런 내가 그토록 진지하게 하나님께 찬양을 드렸다. 함께 예배를 드리던 훈련병들은 물론이고 목사님과 사단장님까지도 눈물을 흘리셨다. 찬양하는 내내 교회안은 그렇게 눈물바다가 되었다.


예배를 마치자 목사님께서 오늘부터 나와 함께 일하자고 제안하셨다. 그때 내가 뭐라고 대답 했는지 아는가?

"예, 목사님만 허락하신다면 열심히 목사님을 섬기겠습니다. 구두도 닦아드리고 밥도 해 드리고 옷도 빨아드리고..." 만일 그때 예수님을 제대로 영접했다면 어떻게 대답했을까? "목사님, 감사합니다. 열심히 주님 일을 하겠습니다. "아마도 이렇게 대답했을것이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주님의 일을 한다는 마음이 아니라 목사님의 일을 도와드리겠다는 각오로 군종사병일을 시작했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 인도해주신 목사님들 가운데 잊을수 없는 분 중 한 분이 그때 만난 최병도 목사님이시다. 최목사님은 나의 신앙 상태에 대하여 너무도 잘 알고 계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미래를 보고 끝까지 또 믿고 믿어주셨다. 나를 향한 기대를 꺽지 않으시고 끝까지 기다리고 참아주시며 붙잡아주셨다. 간혹 멀리 출타하실 일이 있을 때에는 나에게 설교도 맡기셨다. 그래서 내가 강단에 서서 설교할때 함께 예배드리던 사람들 가운데 은혜를 받고 우는 자들도 있었다. 군종사병을 지내면서 목사님의 비서 역활은 물론이고 사무원과 전도사가 해야 할 일까지 도맡아서 했다. 그야말로 일인 몇역을 해낸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니까 이미 그때부터 나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자로서 훈련이 시작된 것이다. 그 시절이 내게는 전도사 훈련 기간이였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목사로 들어쓰시기 위하여 그렇게 훈련하셨다.


나도 모르는 그 순간, 하나님은 군 생활까지도 그분의 예비하심, 섭리하심 안에 두고 계셨다. 여호와 이레 하나님은 항상 나보다 앞서 모든것을 예비해 주셨다. 뜻하신 계획과 경륜으로 내 인생을 섭리하시고 인도하신 살아계신 하나님께서는 각 사람을 향해서도 저마다 뜻하신 계획과 섭리를 두셨다. 하나님은 그 일을 이루시기 위해서 포기하지 않고 사람과 환경을 예비하여 주실것이다. 이것을 볼수있는 눈이 열리기를 바란다.


신앙상담: 310-53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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