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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종기목사 칼럼 (충현선교교회)



삭개오를 통해보는 구원과 성숙

2022.10.07 10:12

UGN 조회 수:5084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충현선교교회 민 종기 담임목사


삭개오를 통해보는 구원과 성숙 


   수년 전 아내가 담낭 치료를 위하여 고국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몇 가지 숙제 중의 하나는 아내가 기르는 나무와 화초에 물을 주라는 것이었습니다. 거반 잊은 채로 지내다가 기억하고는 한두 번 물을 주었습니다. 그중 마지막 준 것은 아내가 오기 직전입니다.
  
   놀라운 것은 제가 물을 주었던 나무에 작은 아기 손 같은 새 이파리가 나온 것입니다. “생명의 신비여!” 나도 모르게 경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예쁘게 자라난 새싹을 보니 나무나 화초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것 좀 보라”는 아내의 탄성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 좀 보라”는 경탄의 이야기는 우리를 바라보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신앙생활은 과정(process)이며, 그것도 발전과정(developmental process)입니다. 하나님은 성숙한 성도를 크게 자랑하시는 것 같습니다. 300년간 하나님과 동행한 에녹, 당대의 의인 노아, 은총을 많이 받은 사람 다니엘, 그리고 하나님의 친구 아브라함이 그들입니다. 사랑이 많으신 하나님은 사탄에게 ‘나의 종 욥을 유의하여 보았느냐’고 또 자랑하십니다.
  
   누가복음 19장에 등장하는 삭개오의 이야기는 구원과 성숙의 또 다른 모델을 우리에게 제공합니다. 당시의 사회는 명예-수치를 중요시하는 사회입니다. 거룩-부정함이 나름 분명히 구별되는 사회입니다. 성전-집이 대조되는 시대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삭개오를 보면, 여리고의 세리장으로서 수치스러운 반역자이고, 배척되어야 할 부정하고 불의한 세리이고, 무엇보다도 성전에 들어가서 예배하기 어려운 죄인입니다.
  
   여리고의 세리장 삭개오의 안타까움은 세리 마태를 제자로 부르신 파격적인 분 예수님을 보고 싶은데, 다른 사람처럼 가까이 가서 만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키가 작아서 군중 사이에서 보기도 힘듭니다. 삭개오 이름의 뜻은 “의롭고 정결한 자”인데, 실제로는 죄 많은 벌레로 취급되는 상황입니다. 삭개오는 미리 나무에 올라가 기다려, 예수를 보려 합니다.
  
   나무에 올라간 삭개오는 간절함의 상징입니다. 꼭 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자 강력한 아우성과 발돋움입니다. 그는 예수님을 볼 소망으로 자신의 창피함이나 명예를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이 간절함과 겸손함이 예수님께 상달되었습니다. 결국 삭개오는 예수의 눈에 띠었고, “내가 오늘 너의 집에 유하여야 하겠다”는 예수님의 파격적인 말씀을 듣습니다.

   삭개오를 부르신 예수님의 말씀은 의외입니다. 그것은 당시의 관념을 바꾸는 것입니다. 거룩함과 속됨의 구분, 의인과 죄인의 범주, 구원과 저주의 관념, 그리고 아브라함의 자손과 이방인의 차이를 바꿉니다. 신앙의 성숙을 막아왔던 정죄와 고정관념이 무너지고, 새로운 생명, 구원의 감격이 새싹처럼 나오기 시작합니다.

   삭개오를 향한 ‘이 사람도 아브라함의 자손’이란 예수님의 선언은 구원의 선포, 새로운 생명의 출발점에 대한 교훈입니다. 삭개오는 자신의 재산을 팔아 반을 가난한 자를 위하여 내놓고, 토색한 것을 4배로 보상하겠다 선언합니다. 그는 회개의 분명한 열매를 맺습니다.


신앙상담: zanchius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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