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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종기목사 칼럼 (충현선교교회)



줄탁동시와 믿음의 성숙

2021.03.05 12:52

UGN 조회 수:3965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충현선교교회 민 종기 담임목사


줄탁동시와 믿음의 성숙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 속에는 깊은 의미를 전해주는 섭리가 있습니다. 어미 닭은 21일 동안에 알을 품어서 병아리를 냅니다. 어미 닭은 21일 동안 몸이 홀쭉해질 때까지 알을 품습니다. 알을 품는 시간이 지나면, 작은 병아리가 껍질을 깨고 나오기 위하여 알의 안쪽을 쪼기 시작합니다. 이때에 비로소 암탉은 그 계란을 밖에서 쪼아 병아리의 부화를 돕습니다.

   줄탁동시(啐啄同時)라는 말은 이 자연의 기이한 이치를 일컫는 송나라의 “벽암집”에 실린 화두입니다. 여기서 “줄”(啐)이란 다 자란 병아리가 밖으로 나오려고 껍질을 빨아댄다는 의미이고, “탁”(啄)이란 어미 닭이 그 순간을 알고 밖에서 알을 쪼아댄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병아리와 암탉의 행동은 동시에 이루어집니다. 어미 닭은 안에서 병아리가 쪼지 않으면, 미리 껍질을 쪼는 경우가 없습니다. 병아리가 알에서 나오려는 최선의 노력을 하는 순간에 어미 닭도 병아리를 도와 새로운 세상을 보게 하는 것입니다.

   암탉과 병아리의 동시적 행동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병아리는 건강하게 어미를 떠날 살 수 없습니다. 암탉은 병아리가 스스로 깨쳐 나올 때까지 기다림으로 힘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러한 일이 어찌 암탉과 병아리만의 일이겠습니까?  이는 현명한 부모와 자녀의 관계, 지혜로운 스승과 제자의 관계, 좋은 경영자와 직원의 관계, 그리고 진정한 멘토와 그를 따르는 멘티의 관계 속에서 필요한 것입니다. 모든 것을 대신하여 주는 것이 참된 교육의 방법은 아닐 것입니다. 아름다운 동행이 필요한 것입니다.

   신앙의 성숙도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영적인 눈이 뜨여지면서 자신의 내면의 진실과 마주 대하고 소리를 높여 기도하는 간절한 마음의 요구가 불일 듯 일어날 때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속히 나타나셔서 문제를 해결하여 주시고 성숙의 열매를 맺어 영적인 전진을 이루도록 간구하는 때가 오면, 하나님께서도 비로소 역사하기 시작합니다.

   에베소서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기도는 이러한 줄탁동시의 간구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의 성숙은 삼위 하나님의 역사, 무엇보다도 성령의 역사 없이는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우리의 성숙을 위한 간절한 기도는 성 삼위 하나님의 응답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성령께서는 우리의 속사람을 강건하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견고하여 흔들리지 않게 하시며,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하나님의 가장 풍성하고 충만한 것으로 누리게 하도록 이루어주시는 하나님 아버지이십니다.

   신앙의 성숙은 시간이 필요한 과정입니다. 우리만 외롭게 수련하는 인간적인 과정이 아니며, 우리의 내적인 욕구와 기도를 받으시고 성 삼위 하나님이 모든 환경을 통하여 우리에게 응답하시는 줄탁동시의 작용입니다. 기도는 우리의 부르짖음이 거룩한 하나님의 임재를 불러들이고, 우리의 성숙을 향한 발걸음이 결실을 얻도록 인도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품으시고 오늘도 껍질을 벗고 나오려는 우리의 영혼을 위하여 새로운 길을 안내하십니다.

신앙상담: zanchius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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