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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종기목사 칼럼 (충현선교교회)



미나리와 이민의 꿈

2021.06.08 19:11

UGN 조회 수:4013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충현선교교회 민 종기 담임목사


미나리와 이민의 꿈


2021년에는 영화 ‘미나리’가 70여 개의 수많은 상과 함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우리 영화의 비약적 성장을 바라보면서 즐거운 마음입니다. 저도 매스컴에서 많은 칭찬을 하기에, 주일 저녁 아들의 도움을 받아 아내와 같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영화는 아니었지만, 잔잔한 여운이 계속 있어 영화를 반추하게 되었습니다.

정이삭 감독은 어렸을 적에 미국에 온 이민자의 아들입니다. 그는 자신의 경험으로 자전적인 영화를 제작하였습니다. 다소 권위적인 아버지와 현실적인 어머니 사이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그리고 딸과 사위를 나름 돕고 손주들을 키우는 사랑이 많은 할머니의 모습이 한국적인 이민 가정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영화를 관통하는 몇몇 코드는 척박한 아칸소주 농업 이민의 꿈, 기독교 신앙의 실천, 그리고 부스러지기 쉬운 가족사랑입니다. 농장주의 꿈에 충실한 제이콥과 교육열로 충만한 모니카 부부의 갈등은 가족이 분해되는 상황에까지 이릅니다. 아들 데이빗의 지병인 심장병이 기적적으로 회복되는데도, 갈등하는 부부는 서로를 용납하지 않습니다. 구원은 농장에서도 교회에서도 오지 않습니다. 구원은 자식과 손주를 도우려고 왔다가 풍에 맞은 할머니에게서 옵니다.  

구원은 숭고하지 않으나 사랑으로 충만한 할머니에게서 오는데, 반신불수 할머니의 실수로 농장의 열매를 저장해둔 창고가 불타는 사건을 통하여 옵니다. 할머니는 쓰레기를 태우다가 번지는 불을 잡지 못했습니다. 부부도 불에 대항하여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불은 모든 갈등과 차이와 염려와 자기주장을 모두 태워버립니다. 죄책감에 방황하는 할머니를 찾기 위하여 심장병을 극복하고 달려가 할머니를 붙들고 “떠나지 말라”는 손주들은 더 이상 할머니를 “미국 할머니 같지 않다”고 비교하는 손주들이 아닙니다. 태우는 불은 찢어진 가족을 하나로 만듭니다. 그 밤 온 가족들은 트레일러 안의 같은 공간에서 잠을 잡니다. 불이 지난 후, 그렇게 싸우던 제이콥과 모니카 부부는 농장에서 수원을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합니다.  

구원은 예기치 못한 곳에서 옵니다. 할머니가 일으킨 불이 가족을 다시금 엮어줍니다. 할머니가 고국에서 씨를 가져와 시냇가에 심은 미나리는 어느덧 상품이 되었습니다. 미나리는 원더풀! 원더풀 미나리! 부자도 먹고, 가난한 사람도 먹고, 국에도 넣고, 찌개에도 넣고, 약이 되는 미나리는 농장의 소망이 될 것처럼 보입니다. 그 농장의 숨겨진 곳, 가장 낮은 시냇가 버려진 장소와 같은데 자라나는 미나리는“원더풀”(wonderful) 콩글리시로 번역하면 놀라운 “원더”(wonder)“풀”(vege-table)입니다.

룻기에도 소망의 미나리, 회복의 미나리가 있습니다. 영원한 왕조를 이루는 다윗왕의 가문에는 흑암의 사사시대에, 버려진 땅의 채소 미나리처럼, 아름답게 나타난 여인이 있습니다. 다윗의 증조할머니 룻입니다. 그녀는 모압에서 과부가 된 시어머니를 모시는 베들레헴으로 돌아온 과부 룻이며, 

그녀는 보아스를 만나 이스라엘 민족의 향기로운 미나리가 되었습니다.    


신앙상담: zanchius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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