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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영희목사 칼럼 (드림교회)



주님의 부활

2022.04.07 12:20

UGN 조회 수:5153

UGN복음방송 드림교회 정 영희 담임목사 복음 칼럼


주님의 부활


4월입니다. 4월을 맞이하는 메마른 심령을 은혜로 채우라고, 하나님은 축복의 단비를 내려주셨습니다. 먼지로 더렵혀졌던 나뭇잎들이 햇빛에 빛나는 모습 속에서 하나님의 은혜로운 손길을 봅니다. 죽어있는 것 같았던 나무 가지에 새 잎이 움돋아 솟는 것을 보며, 생명의 신비를 봅니다. 귤나무들과 라일락들이 꽃 봉우리를 터뜨리며, 거리거리마다 향기로 가득 채우는데,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겨울인가? 아니면 황무지인가? 오늘도 주님의 십자가 앞에 무릎 꿇고, 질문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4월을 맞이할 때마다 T.S.엘리엇의 “황무지”가 먼저 떠오르는 것은 슬픈 현실입니다. 3500만의 생명을 앗아간, 1차 세계 대전의 끔찍스런 재앙을 보며, 시인은 노래했습니다.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 /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 내고 / 추억과 욕정을 뒤섞으며 / 봄비로 잠든 뿌리를 깨운다 / 겨울은 차라리 따뜻했노라 / 망각의 눈(雪)은 대지를 뒤덮고 / 메마른 구근[球根]들로 가냘픈 목숨 이어주었노라.”


왜 하필 시인은 3월을 잔인하다 하지 않고, 4월을 잔인하다 했을까요? 어쩌면 주님의 부활을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자연은 하나님의 은혜의 단비를 머금고 새싹을 내고, 꽃 몽우리를 터뜨려 향기를 진동시키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들의 탐욕을 십자가에 못 박고, 부활생명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부활의 은혜로 세상을 축복하셨는데, 욕정과 탐욕으로 뒤 엉킨, 인간들의 영혼은 여전히 메마른 황무지일 뿐입니다.


마지막 5부, “천둥이 한 말(What the Thunder Said)”에 이르러, 시인은 비를 기다리는 황무지에 메마른 천둥소리를 들여 줍니다. “하늘 높이 울리는 저 소리는 무엇인가 / 어머니의 탄식 같은 중얼거림 / 갈라진 대지에선 비틀거리며 끝없는 벌판 넘어 / 지평선만으로 둘러싸인 평탄한 곳으로 / 두건 뒤집어쓰고 우글거리며 몰려오는 저들은 누구인가 / 산 너머엔 무슨 도시들 있기에 / 보랏빛 하늘아래 총성과 혁명 터지는가 / 무너지는 탑들 / 예루살렘 아테네 알렉산드리아 / 비엔나 런던 / 허망하여라.”


그 천둥소리는 생명을 주는 비를 품은 소리가 아닌, 모든 문명을 파괴하는 대포 소리요, 총성이었던 것입니다. 우크레인에서 들려오는 총성과 아우성 소리에 엘리엇의 황무지가 오버랩 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총성과 아우성 소리...어쩌면 그 총성은 저 멀리 우크레인에서만 들려오는 소리가 아닌 우리 자신의 메마르고, 황폐한 영혼 속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닐런지요? 이제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는 주님의 소리를 들어야 할 때입니다. 사순절이 깊어 갑니다. 회개만이, 이 복된 4 월을 잔인한 달이 아닌, 은혜로운 부활의 달로 만드는 유일한 길이라 믿습니다. 주의 은혜가 함께 하시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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