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며든 교회인격
2022.08.08 10:03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코너스톤교회 이 종용 담임목사
스며든 교회인격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교회에 빠진다는 것, 주일성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내게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교회만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다녔다. 초등학생 때만 하더라도 교회 다니는 것이 그다지 좋지는 않았다. 그런데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니까 교회 가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교회만 가면 천국이다. 학교는 지옥 같았지만 교회는 천국 같았던 것이다.
교회 가는 것이 좋았던 이유는 오직 하나이다. 지금은 남녀공학인 학교가 많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남자 학교와 여자 학교가 엄격하게 나뉘어 있었다. 그러니 여학생 얼굴 한번 보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였는데 교회만 가면 여학생들이 많았다. 게다가 그 또래에는 노래만 잘해도 인기가 있지 않은가? 그래서 그런지 나는 교회에서 인기가 많았다. 아마도 그때가 사춘기였던 것 같다. 여학생들만 보면 가슴이 설레고 얼굴이 붉어지면서 이상 증상이 일어났다.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조금도 없었지만 여학생들의 얼굴을 실컷 볼 수 있으니 교회 가는 것이 좋았다. 오직 그 한가지 이유 때문에 얼마나 열심히 교회를 다녔는지 모른다.
중학교를 다니던 어느날, 우리 교회에서 부흥회가 열렸는데 마지막 날 저녁집회때 강사 목사님께서 장차 목사로 헌신할 사람은 손을 들라고 하셨다. 사실 그때 목사가 되려는 마음은 털끝만큼도 없었다. 그런데 강사목사님이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손을 드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닌가? 강사목사님이 무안하실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러다가 예배가 길어지는 것은 아닌가 싶은 생각에 장난삼아 손을 들었다. 두 사람이 서원하였는데 한 사람은 목사님의 손자였던 송성우였고 나머지 한 사람은 나였다. 그렇게 엉겹결에 하나님께 서원을 하고 만 것이다.
봉사도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모른다. 그 이유 역시 교회를 다니는 이유와 다르지 않았다. 교회에서 열심히 일하는 남학생들이 인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보다 하나 더 봉사했다. 교회 마룻바닥 청소는 도맡아했고, 주보도 만들고, 목사님 김장독도 참 많이 파묻어 드렸다.
그렇게 열심히 봉사하다 보니 중학생 때에는 중등부 회장을, 고등학생 때에는 고등부 회장을,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대학부 회장을 맡게 되었다. 다른 마음을 품고 봉사하는 내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은 모두 속았다. 예수님도 영접하지 못한 자가 교회의 중요한 직책이란 직책은 모두 도맡고 말았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대학에 진학하게 되어 서울로 상경했다. 그리고 새로 다니게 된 교회에서 성가대 지휘를 맡았다. 그런데 성가대 지휘자인 내가 성가대원들을 데리고 가끔 간 곳이 어디인지 아는가? 술집과 포장마차이다. 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고스톱을 치면서 놀기도 했다. 하나님의 성호를 찬양하는 성가대를 맡은 지휘자가 성가대원들과 함께 감히 그런 짓을 했다.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가? 사실이다. 내안에 복음이 없었기 때문에 얼마든지 그렇게 할수 있었다.
그런데도 눌라운 사실은 이렇게 한 신앙 생활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라는 테두리 안에서 성장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안에 순수한 교회 인격이 스며들었다는 점이다
신앙상담: 310-53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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