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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 지일 변호사

시민권은 벼슬이 아닙니다

2016.05.10 18:38

UGN 조회 수:12511

UGN복음방송 법률칼럼


시민권은 벼슬이 아닙니다

 

 

현재 미주한인사회는 다양한 이민신분의 소지자로 구성되어있다.  70-80년대 이민온 한인들은 이제 대부분 거의 미국 시민권자가 되어있다. 90년대 초반에 미국에 사람들도 대부분 영주권 또는 시민권자가 되어있다. 하지만 90년대 후반기부터 2000년초반기에 이르러 미국에 온사람들중엔 아직도 체류신분이 해결되지않은 사람들이 수없이 많다. 90년도말기의 본국의 IMF 그리고 그에 잇따른 정치적 사회적 불안정함이 무조건 미국에서 새삶을 시작하기위해 사전계획없이 도미한 사람들이 많았던것 같다. 그로인해 체류신분 변경 또는 영주권신청에 실패를 한사람들은 별다른대책없이 서류미비자로 낙인찍혀 겉으론 표시하지않지만 속으론 가슴앓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80년대 90년대는 주위에 체류신분문제로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그다지많이보지못한것 같은데 요즘은 사방팔방에 체류신분이 해결되지않아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접하게 된다.  일단은 같은 한인들끼리 이같은 고민거리를 안고사는 사람들을 볼때 안타깝고 가슴이 아픈일이다. 그래서 무엇인가 어떻게 도움을 줄수있는 방법을 찾고자하는 한인들도 많다. 그러나 반면에, 같은 한인끼리 이런신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업신여기고 그들앞에서 자신은 미국시민권자임을 은근히 과시하고 그들의 부러운 시선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사람들은 툭하면 서류미비자들에게  불법인주제에라는 말도 서슴없이 한다.

 

한번은 동네사람들과 멕시코티와나를 일일관광한적이 있다. 한차에 동승한 우리 일행 다섯명중엔 두사람이 시민권자, 한사람이 영주권자, 그리고 두사람은 유학생신분이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돌아오는 국경선에서 국경심사관들이 한차 한차 입국심사를 하는가운데 우리차의 순서가 점점 다가오자, 영주권을 가지신분은 영주권카드를 만지작만지작하면서 이거 별문제없겠죠, 하고 은근히 조금은 불안해하는 기색이고, 유학생 두명은 여권과 I-20 손에들고 I-20 계속 들여다보며 혹시 문제될것 없겠지 하고 차례가 다가올때마다 불안해하는 기색이었다. 그런데 시민권자이신분은 적어도 내가느끼기엔 다른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그상황을 괜히 즐기는 모습이었다. 미국여권을 앞셔트주머니에 턱집어놓고 한다는 얘기가 귀찮게 이런것까지 갖고다녀야하나, 그냥 운전면허증만 보여줄까 지네들이 시민권자인 나를 어떻게 하겠어, 이런 말들을 하는것이였다. 몹시 실망스럽고 또한 한마디로 꼴상 사나운 모습이었다. 유학생에게 얘기했다. 입국에 문제될것 하나도 없어보이니 불안해할필요 전혀없다고.... 

 

시민권을 가진 사람들은 물론 갓이민온 사람들로부터 상당한 부러움을 살수 있다. 자신들은 체류신분때문에 너무나 제약이 많은데 시민권자들은 너무나 자유롭고 당당한 신분처럼 보이기때문이다. 하지만 시민권자들이 이러한 이유로 체류신분으로 고민하고있는 같은 동포들앞에서 위세당당할필요가 있겠는가. 시민권이 무슨 벼슬인가. 결코 그렇지않다. 오히려 시민권하나로 폼잡으려한다면 오죽 다른것 내세울게없으면 저럴까 하고 비웃음의 대상이 될것이다. 지금 현재 미국의 이민법은 갈수록 영주권취득의 길이 좁아지고 길어지고있다. 앞으로 우리주위에 체류신분문제로 고민하는 같은 동포들과 우리는 한이웃으로, 한친구로, 한직장동료로, 한가족으로 살아가야한다. 그들앞에서 나는 시민권자야 하며 위세부리는 이들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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