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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종기목사 칼럼 (충현선교교회)



도시, 홈리스와 여호와 삼마

2023.08.07 14:30

UGN 조회 수:3215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충현선교교회 민 종기 원로목사


도시, 홈리스와 여호와 삼마 


얼마 전, 고국의 친구가 서울에서의 교수 생활을 청산하고 고향 남해 근처의 낙향지를 찾는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엊그제는 함께 교회를 섬기던 집사님 부부가 고국으로 들어가서 지방 생활을 하게 되셨다고 해서, 10기 사역반 훈련팀과 송별회를 가졌습니다. 마음에 은근히 시골 생활을 하실 그분들이 부러운 것을 보면, 저도 무의식중에 전원생활에 대한 꿈을 가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모두가 아시듯이, 지방 생활, 더욱이 시골 생활은 만만하지 않습니다. 고국은 오히려 지방이 죽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 전국의 빈집은 150만 호로 가파르게 증가하는 중이고,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전원주택, 혹은 시골집이 형편없는 값으로 유튜브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이웃 나라 일본도 이미 800만 호 이상의 빈집이 국가적인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교육, 의료, 문화, 그리고 젊은 사람들을 위한 일자리가 거의 대도시에 집중되었기 때문에, 젊은 사람일수록 도시 생활을 선호합니다. 농촌의 통공화 현상, 지방소멸 현상이 동시에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벌써 20년 전 경북 청송으로 떠났던 제자가 사역하는 교회를 방문했을 때, ‘젊은 사람이라고는 청송보호감호소의 감옥 속에만 있다’ 했습니다. 

   

지금 제가 사는 도시도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입니다. 아침이 되면 주변의 거주지에서 어마어마한 자동차가 이 ‘어미 도시’의 품으로 모여듭니다. 젊은이들에게는 꿈과 소망의 공간이기도 하지만, 늘어나는 무숙자, 홈리스(homeless) 텐트는 천사의 도시에서 발생 되는 딜렘마입니다. 교회 근처 다리 아래서 살던 홈리스 “유진”(이름을 바꾸었음)은 깨끗한 옷을 입고 사진을 찍어, 충현과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 캐리스 영어권 교회에 다니는 아들을 통해 보내왔습니다. ‘홈리스를 위한 아파트에 들어가게 되어 감사한다’는 즐거운 고백을 전하면서 말입니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가들의 힘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홈리스의 텐트는 줄어들 기미도 없습니다. 

   

유서 깊은 도시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 자금성의 위용은 대단했습니다. 그러나 궁궐 안에 한 그루의 나무가 없는 것은 자객을 향한 두려움 때문이라 합니다. 아테네의 영광스러운 언덕 아크로폴리스의 위용은 파르테논을 비롯한 여러 신전에 있습니다. 그러나 전쟁의 신 아테나를 기리는 그 신전 위로, 로마, 비잔틴, 오스만 투르크 군인뿐 아니라 해적들도 밟고 지나갔습니다. 도시의 건축자인 가인, 니므롯, 느부갓네살, 로물루스와 헤롯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 즐거이 임하시는 공간인 도시를 발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오히려 종종 도시는 강대한 권력자 “짐승”(계 10장)으로, 혹은 사악한 미혹자 혹은 유혹자인 “음녀”(계 17-18장)의 역할을 했습니다. 

   

성경에서 도시의 미래에 대한 아름다운 비전은 “여호와 삼마” 곧 ‘여호와께서 거기 계신다’는 의미 속에 있습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도시,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가 있는 도시가 바로 에스겔이 바라본 회복된 예루살렘의 비전입니다. 많은 한인이 일하고 살아가는 LA 10지구에 그동안 한인타운을 위하여 헌신적으로 일해온 그레이스 유(Grace Yoo) 변호사가 시의원으로 출마한다는 즐거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도시를 즐거운 삶의 공간으로 만들려는 그레이스 유 집사님의 정계 입문으로 여호와 삼마의 비전에 더욱 빛나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예루살렘에서 다윗과 솔로몬의 시대에 잠깐 보였던 “여호와 삼마”의 비전은 접근 불가능한 목적은 아니리라고 믿습니다. 물론 그 완성은 반드시 새 예루살렘의 도래로 온전히 이루어지겠으나, 그 이전에 교회, 성도, 그리고 신실한 정치인과 공무원, 사업가와 지식산업 종사자들의 단합된 노력이 이 ‘천사의 도시’를 ‘여호와 삼마’의 거룩한 도시로 탈바꿈시키게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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