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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 종기목사 칼럼 (충현선교교회)



보리떡 한 덩어리의 꿈

2023.10.06 11:39

UGN 조회 수:3183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충현선교교회 민 종기 원로목사


보리떡 한 덩어리의 꿈


미끄러워 잘 씹히지 않고 넘어가는 보리밥을 먹어야 하는 시절이 있었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보리쌀을 삶아서 대나무 소쿠리에 담아 놓았다가, 밥을 할 때 넣어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군시절 GP에서는 보리쌀이 남아돌아 그것으로 비둘기를 길렀던 생각이 납니다.

  그런데 시절이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건강식으로 보리밥, 보리빵이 인기입니다. 영양 보리밥이나 열무ㆍ보리 비빔밥을 별식으로 먹지만, 예전에는 쌀밥에 떨어지는 식품이었습니다. 요즈음은 보리빵도 다이어트 식품으로 환영을 받습니다. 그중에서 찰보리빵은 혈당을 낮추고 식이섬유가 많아서 당뇨병과 고혈압을 가진 사람에게도 좋은 효과가 있다 합니다.

   성경이 적혀지던 시대에도 보리는 밀보다 인기가 없는 제품이었습니다. 보릿가루는 물과 친화력이 약하고 섬유질이 많으며, 반죽이 찰지지도 않고 부드럽지 않아서, 식감이 떨어지는 음식으로 보았습니다. 고대에도 보리의 가격은 밀의 가격의 반밖에 되지 않았습니다(왕하 7:1).  엘리사 시대에 고운 밀가루 한 스아와 보리 두 스아의 가격이 동일한 한 세겔이었습니다. 벳새다 들녘에서 보리떡 5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의 도시락은 가난한 사람의 도시락이었습니다(요 6:9). 더구나 계시록에서 보리는 밀의 3분의 1가격으로 계산되고 있습니다(계 6:6).

   사사기 7장에서는 흥미롭게도 보리떡을 므낫세 출신의 사사 기드온을 표현하는비유가 등장합니다. 기드온이 135,000의 미디안, 아말렉과 동방 사람의 대군과 싸워야 하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하나님께서는 32,000명의 군대에서 300명으로 숫자를 줄여 놓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 많은 군대와 싸워 이기게 하시겠다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기드온에게 두려움을 물리치고 이 대군과 전쟁할 수 있도록 기드온을 적진에 스며들게 합니다.

   미디안 진영에 있는 병사는 친구에게 꿈 이야기를 합니다. 그는 기드온과 부하가 듣는 줄 모르고, “한 덩어리의 보리떡이 미디안 진영으로 굴러들어와 장막을 엎고 무너뜨리는 것을 보았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친구는 이것이 “이스라엘 사람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의 칼이며, 하나님이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그의 손에 넘겨주었다”고 해몽합니다(삿 7:13-14). 기드온은 이 꿈과 해몽을 듣고 자신감을 얻습니다. 그는 숫자를 두려워하지 않고 300 용사에게 명령합니다. “일어나라 여호와께서 미디안과 그 모든 진영을 너희 손에 넘겨주셨느니라”(삿 7:15).

   기드온은 용기를 가지고 일어나 여호와의 전쟁에서 이스라엘이 승리할 것을 확신하고 횃불과 나팔과 항아리를 가지고 미디안의 진영을 포위한 후, 항아리를 깨뜨리고 나팔을 불며 “여호와를 위하라 기드온을 위하라” 외쳐, 적을 심리전으로 이기고 대승을 거둡니다.

   7년 동안 미디안에게 철저히 수탈당한 이스라엘은 보리떡으로 대표되는 가난한 나라입니다. 이 시대에도 교회와 성도도 불법적이고 무지막지한 세상의 세력에 비교할 때, 여전히 보리떡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만군의 여호와 하나님이 계십니다. 보리떡과 같이 대단하지 않은 존재도 하나님이 사용하시면 세상의 대군을 이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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