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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원장

만추(晩秋)

2016.12.05 22:32

UGN 조회 수:11327

UGN복음방송  한방칼럼


만추(晩秋)


가을이 깊어간다. 기승을 부리던 태양의 계절이 저물고 소슬바람은 아니더라도 코끝을 스쳐 지나가는 L.A.의 계절 내음은 한국의 가을 정취를 그리워하기에 충분한 향기를 지니고 있다. 이 계절에 발끝에 걸리는 마른 잎사귀 속에 잔뜩 머금은 여름 이야기를 추억하며 긴 그림자를 밟고 서 있는 사람은 인생의 만추(晩秋)를 맞이한 이들이리다.

불청객같이 노크하는 갱년기. 불꽃과 같은 열정으로 삶을 사르다가 ‘이제 나이가 좀 들어가는가’하고 느끼기가 무섭게 찾아오는 것이 갱년기이다.


「七七 天癸渴」. 여성의 나이 49세가 되면 꽃망울같이 피어오르던 천계(天癸)는 마르게 된다는 고인(古人)의 말처럼 갱년기 장애 현상은 월경이 줄어들다가는 마침내 사라져 버리고 언제부턴가 얼굴이 일시적으로 화끈하며 달아오르고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며 현기증이 나고 어깨와 허리가 아프며 신경통처럼 관절이 쑤시고 결린다. 마치 벌레가 기어가는것 같이 스물스물 가렵기도 하고 몸은 전과 다르게 군살이 불어가고 음부는 탄력성을 상실하고 위축되어지며 질강이 좁아지고 성욕은 입을 다문 화산같이 냉냉해진다.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것은 날로 침울해지는 자신의 심경이다. 여성의 조건을 하나 둘 상실해가는 자신이 서글퍼지고 매사에 의욕이 없어지며 우울한 마음이 괜한 히스테리로 가족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자신을 후회하기가 반복되어 진다.


옛 선인들은 갱년기를 극복하는 방법은 ‘정교한 기로 육신을 변환시키고 가꾸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생기를 함유한 초근목피(草根木皮)와, 생장력이 강한 열매, 파릇하게 돋아나는 새잎으로 되어진 음식과 생약으로 조화를 맞출때 갱년기의 노화와 퇴화를 막을 수 있는 지혜를 의미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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