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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종용목사 칼럼 (코너스톤교회)



보라와 캔디통

2024.05.08 13:06

UGN 조회 수:566

UGN복음방송 복음칼럼: 코너스톤교회 이 종용 담임목사

 

보라와 캔디통 

 

주일 아침이 되면 세살부터 여섯살 가량의 아이들 30명 정도가 내방을 찿아온다.  내방에 들어온 아이들은 나를 안아주고는 인사를 한다.  

 

 "목사님, 안녕하세요?" 

 

나는 아이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아이들은 문앞에 놓인 캔디통에서 캔디 하나씩 들고 돌아간다.  이것이 매주 펼쳐지는 내 방의 모습이다.  이 특별한 그림은 아주 사소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LA에 오자마자 나를 찾아왔던 8명의 젊은이 가운데 부부가 있었다.  그 가정에는 3개월 된 아기가 있었는데 그 아기가 어느덧 자라 여섯살 되었을때,  내 방에 와서는 이렇게 물었다.

 

"목사님, 사탕 있으세요?"

 

약을 먹고는 입 안이 써서 사탕을 찿아다니다가 내 방까지 오게 된 것이다.

"보라야, 지금 내 방에는 사탕이 하나도 없구나.  다음주에는 꼭 사탕을 줄게." 

이렇게 약속하였다. 그러자 보라가 재차 확인한다.

 

"목사님 약속하신 거예요?"

"그럼,  약속한 것이니까 꼭 지킬께."

 

그리고는 까맣게 잊고 말았다. 다음주가 되었다.  보라는 내 방에 와서 사탕을 달라고 한다.  그제야 보라와의 약속이 생각났다.

"목사님이 약속을 어겼구나.  정말 미안하다.  다음 주에는 꼭 사탕을 사놓을께.  그런데 내가 오늘 약속을 어겼으니까 다음에는 보라가 원하는 사탕을 사줄게."  

 

약속을 잊은것이 미안하니까 다음 주에는 보라가 좋아하는 사탕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보라에게 무슨 사탕을 좋아하는지 물어보았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사탕에 대하여 아주 자세히 설명을 한다.  어디에 가면 그 사탕을 살수 있는지 물었더니  대형 할인마트 이름을 가르쳐주면서 거기에 가면 살 수 있다고 일러준다.  그리고는 사탕이 매장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까지 자세히 설명해준다.

 

다음날 월요일 아침, 나는 보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보라가 일러준 할인매장으로 갔다.  그런데 처음 사는 물건이라서 그런지 도무지 눈에 띄지 않는다.  안되겠다 싶어서 다시 보라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았다.

 

"보라야,  목사님이 너랑 약속한 사탕을 사려고 할인매장에 오기는 했는데 그 사탕이 어디 있는지 도저히 못찿겠다."  그런데 수화기 건너편에서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목사님이 자기와 한 약속을 지키려고 할인매장까지 찿아갔고 또 그 사탕이 보이지 않자 전화까지 걸어주었다는 사실에 보라가 감동을 받고 할 말을 잊은 것이다.  잠시후 보라가 지금 있는곳에 무슨 물건이 진열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그래서 대답을 해 주었더니 오른쪽으로 돌아서 쭉 직진하라고 한다.  몇 발자국 정도 가면 둘째칸에 있을 거라고 한다.  보라의 말대로 해보니 정말 그 자리에 바로 그 사탕이 있었다.  보라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후 전화를 끊었다.

 

보라의 아빠 말에 의하면 보라가 일주일동안 너무너무 행복하게 지냈다고 한다.  그리고 일주일 내내 이 사실을 자랑하고 다닌 것이다.  다음주일, 보라는 흥분으로 가득찬 표정으로 내 방에 찿아왔다.  기대 어린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목사님!"

 

나는 보라에게 사탕을 건네주었다. 그랬더니 보라는 나를 꼭 안아주면서 이렇게 말한다. 

 

 "목사님,  고맙습니다."

여섯살 보라가 나를 마치 어린 아이 안듯 그렇게 안아준다.  그때 말할수 없는 뿌듯함과 행복감이 밀려왔다.  사실 보라가 그토록 원했던 사탕은 6불도 채 되지 않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 사탕으로 인하여 이렇게 엄청난 행복을 느끼게 된 것이다. 

 

지금은 주일학교 선생님들이 교사실에도 캔디 통을 놓는 바람에 예전처럼 인기가 없지만 그때는 사탕하나로 40대 목사와 6살 꼬마가 대화를 나누었다. 사탕하나로 아이들과 기도제목을 나누는 친구가 되었다.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만 있다면,  영혼이 구원받고 성장하여 건강한 지체가 되기를 간절히 갈망한다면 아무리 작은것일지라도 얼마든지 영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 사용할수 있음을 그때 깨달았다.  

 

영혼을 사랑할줄 모르는 목회자라면 무엇을 배워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아니 오히려 해가 된다.  그렇게 배우고 익힌 기술이 오히려 간사하고 교활한 목사로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목회자에게 필요한 것은 영혼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 영혼이 아무리 어린 심령일지라도.

 

신앙상담: 310-530-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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